요약. 선수는 덜 먹어서 가벼워지는 게 아니라, 덜 먹어서 무너진다. —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BMJ) 2023, 서술적 리뷰. 원문
편심 근력도, 파워도 아니다. 선수를 무너뜨리는 것은 에너지 장부의 만성 적자다.

우리는 컨디셔닝과 부상 예방을 이야기할 때 대개 역학과 근력의 언어로 말한다. 부하와 용량의 관계, 힘-속도 프로파일, 힘 발생률, 착지 역학.
그런데 이 모든 논의가 암묵적으로 깔고 있는 전제가 하나 있다. 선수의 몸이 에너지적으로 정상 상태라는 것.
그 전제가 깨지면 우리가 설계한 그 어떤 정교한 프로그램도 위에서부터 무너진다.
스포츠 상대적 에너지 결핍(REDs)은 바로 그 전제가 깨진 상태를 가리킨다. 핵심 원인은 하나로 수렴한다. 문제적 저에너지가용성(LEA)이다.
섭취 에너지에서 운동 소비 에너지를 뺀 뒤 제지방량으로 나눈 값, 즉 신체가 기초 생리 기능에 실제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과거 여성 선수 3주징으로 불리던 문제가 이제는 남녀 모두, 엘리트부터 서브엘리트까지, 종목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다계통 증후군으로 확장됐다.
이 논문이 현장 전문가에게 갖는 가치는 명확하다. 상대적 에너지 결핍은 이미 발생한 뒤엔 되돌리는 데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리지만, 트레이너와 물리치료사와 코치가 서 있는 자리가 정확히 1차와 2차 예방의 최전선이라는 점이다.
병원 진료실이 아니라 웨이트장과 트랙과 상담 자리에서 걸러낼 수 있는 문제라는 뜻이다.
이 리뷰는 그 예방을 1차와 2차와 3차 세 단계로 구조화하고, 각 단계에서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대상별로 정리한다.
오늘 다룬 논문
Primary, secondary and tertiary prevention of Relative Energy Deficiency in Sport (REDs)
스포츠 상대적 에너지 결핍(REDs)의 1·2·3차 예방 — IOC 합의문 하위그룹의 서술적 리뷰
| 항목 | 내용 |
|---|---|
| 저자 | Torstveit MK, Ackerman KE, Constantini N, Holtzman B, Koehler K, Mountjoy ML, Sundgot-Borgen J, Melin A |
| 저널 |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BMJ) |
| 연도 | 2023 (57권 17호, 1119-1126) |
| 연구 디자인 | 서술적 리뷰 · IOC REDs 합의문 하위그룹 |
| Impact Factor | 9.3 (SCIE · Q1) |
| RCR (iCite) | 12.80 (분야 평균의 약 12.8배) |
| 인용 | 58회 (iCite, 2026-09 기준) |
| 표본 크기 | 해당 없음 — 근거 종합형 리뷰 |
| 근거 등급 | GRADE/PEDro 미적용 (합의·전문가 의견 기반) |
| 분석 프레임 | 예방 3단계 × 개입 대상 3주체 |
| DOI | 10.1136/bjsports-2023-106932 |
| 원문 | PubMed 37752004 → |
원문: doi.org/10.1136/bjsports-2023-106932
“3차 예방의 초석은 문제적 저에너지 가용성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다.”
Torstveit 등, 2023, Br J Sports Med
이 글은 서술적 리뷰다. 개별 중재의 무작위 효과크기를 제시하는 문헌이 아니라, 다수 원저와 합의를 종합해 예방 전략의 방향과 역할 분담을 정리한 문헌이라는 점을 전제로 읽어야 한다.
연구 설계와 방법

2023년 IOC 상대적 에너지 결핍 합의문의 하위 작업으로 진행된 서술적 리뷰다.
체계적 문헌고찰의 정량 합성이 아니라, 예방의학의 고전적 3단계 모형을 상대적 에너지 결핍에 이식해 근거와 권고를 구조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따라서 방법론의 핵심은 검색 전략보다 분석 프레임 자체에 있다.
첫 번째 축, 예방 단계
1차 예방은 문제적 저에너지가용성에 대한 노출과 관련 행동 자체를 줄인다. 발생 이전 단계다.
2차 예방은 초기 징후와 증상을 조기에 식별하고 관리해 중증 결과로의 진행을 차단한다. 무증상에서 초기 단계다.
3차 예방은 이미 발생한 상대적 에너지 결핍의 단기·장기 중증 건강 결과를 제한하는 임상적 치료다.
두 번째 축, 개입 대상
각 예방 단계를 세 주체에 대응시킨다.
선수 건강·수행 지원팀이 첫째다. 팀닥터와 물리치료사와 영양사와 트레이너와 심리 전문가가 여기 속한다.
선수 주변인이 둘째다. 코치와 부모와 매니저다.
스포츠 조직이 셋째다. 연맹과 팀과 대회 주최 측이다.
이 두 축이 만드는 격자가 논문 전체의 골격이다. 독자 입장에서 이 리뷰를 평가하려면 각 칸에 저자들이 어떤 구체적 도구와 행동을 배치했는지를 따라가면 된다.
핵심 지표의 정의
에너지가용성은 섭취 에너지에서 운동 에너지 소비를 뺀 값을 제지방량으로 나눈 것으로 정의된다.
과거 문헌에서 널리 인용돼 온 임계선은 제지방량 1킬로그램당 하루 30킬로칼로리 안팎이지만, 2023년 IOC 합의는 단일 절단점의 진단적 사용에서 벗어나 문제적 저에너지가용성이라는 스펙트럼·개별화 개념으로 이동했다.
이 임계 수치의 정확한 표현은 초록 수준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핵심 결과

이 리뷰의 결과는 통계량이 아니라 각 예방 단계에서 근거가 지지하는 실행 전략의 목록과 우선순위다.
| 단계 | 목표 | 현장에서 할 일 |
|---|---|---|
| 1차 예방 | 문제적 저에너지가용성에 대한 노출과 행동 자체를 줄인다 | 교육적 개입, 체중·마름 강조 걷어내기(특히 어리고 서브엘리트), 안전한 환경 조성 |
| 2차 예방 | 초기 징후와 증상을 빨리 찾아 조기 개입 | 자기보고 선별도구, 개별 건강 면담, REDs 마커의 객관적 평가 |
| 3차 예방 | 이미 생긴 단기·장기 중증 결과를 제한 | 문제적 LEA의 원인을 규명하고 LEA 자체를 치료. 다학제 팀 접근이 전제 |
1차 예방
교육적 개입을 예방의 최우선 축으로 배치한다. 선수와 코치와 주변인의 상대적 에너지 결핍 리터러시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작점이다.
체중과 마름에 대한 강조를 걷어낸다. 특히 어리고 서브엘리트 단계 선수에서 체중·체형 중심 지도가 문제적 섭식 행동의 진입로가 되므로, 이 시기 개입의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크다.
지지적이고 안전한 스포츠 환경 조성이 조직 차원의 1차 예방 과제다.
임상적 함의는 분명하다. 1차 예방의 상당 부분은 임상 술기가 아니라 현장의 언어와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몇 킬로 빼자는 흔한 한마디가 위험 노출을 만드는 행동에 해당한다는 관점이다.
2차 예방
저자들이 위험 선수 식별에 권고한 축은 세 가지다.
자기보고 선별도구는 설문 기반의 1차 스크리닝이다. 팀 단위로 정기 시행이 가능하고 비용이 낮으며 접근성이 높다.
개별 건강 면담은 대면 심층 확인이다. 설문에서 양성이 나온 선수의 확증과 맥락 파악에 쓴다.
상대적 에너지 결핍 마커의 객관적 평가는 생리·임상 지표 측정이다. 지원팀과 의료진 연계가 필요하다.
핵심 메시지는 조기 발견에서 조기 치료로, 그리고 중증 진행 차단으로 이어지는 연쇄다. 2차 예방이 작동해야 3차의 임상 치료 부담이 줄어든다.
3차 예방
목표는 상대적 에너지 결핍의 단기·장기 중증 건강 결과를 제한하는 것이다.
초석은 문제적 저에너지가용성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 저에너지가용성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다.
무월경이나 골밀도 저하 같은 개별 증상을 각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적자라는 상류 원인을 되돌리는 것이 우선이다. 다학제 팀 접근이 전제다.
관통하는 결론
“성공적 예방은 선수 지원팀과 주변인과 스포츠 조직을 동시에 겨냥하는 다각적 접근을 요구한다. 이들 모두가 지지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고, 충분한 지식을 갖추며, 초기 징후와 증상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 Torstveit et al., Br J Sports Med 2023 즉 이 논문의 정량적 효과크기는 없다. 대신 예방은 개인 선수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구조적 재정의가 결과물이다.
기존 근거·교과서와 무엇이 다른가
| 쟁점 | 기존·교과서적 관점 | 이 리뷰(2023 IOC 계열)의 입장 |
|---|---|---|
| 대상 성별 | 여성 선수 3주징 — 여성 중심 | 남녀 모두 해당. 남성 REDs를 명시적으로 포함 |
| 문제의 위치 | 개별 선수의 섭식·생리 문제 | 선수·주변인·조직이 함께 만드는 환경의 문제 |
| LEA 판정 | 단일 임계선 진단 | 단일 절단점 탈피, 스펙트럼·개별화 판단 |
| 개입 시점 | 증상 발생 후 임상 대응 중심 | 1·2차 예방으로 무게중심 이동 |
| 예방 주체 | 의료진·영양사 | 코치·부모·트레이너를 예방의 1차 행위자로 |
| 치료 표적 | 개별 증상(무월경·골감소 등) 대증 | 상류의 LEA 원인 자체를 치료 초석으로 |
현장 트레이너 관점에서 무게가 실리는 전환은 두 가지다.
첫째, 마름과 체중 강조를 중립적 지도가 아니라 위험 노출 행동으로 재분류한 점이다.
둘째, 자기보고 선별을 정기 루틴으로 제도화하라는 권고다. 인바디나 근력 측정처럼 스크리닝을 팀 정례 프로토콜에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논쟁 지점도 정직하게 적는다. 서술적 리뷰인 만큼 각 전략의 상대적 효과를 비교할 정량 근거는 이 문헌 안에 없다.
어떤 선별도구가 민감도와 특이도에서 우월한지, 교육 개입이 실제 발생률을 얼마나 낮추는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이다.
그럼 현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발견 쪽
시즌 초 자기보고 선별 설문으로 위험군을 1차 스크리닝해야 한다.
체중과 컨디션만 묻지 말고 월경 주기와 수면과 피로와 잦은 감염을 개별 면담에서 확인해야 한다.
반복되는 피로골절과 정체된 기록을 노력 부족이 아니라 에너지 부족 신호로 의심해야 한다.
환경 쪽
선수 앞에서 체중과 마름을 성과의 기준으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유소년과 아마추어에서 그렇다.
훈련량이 늘면 섭취량도 같이 늘어야 한다는 것을 코치와 부모와 공유해야 한다.
저에너지 가용성이 왜 위험한지에 대한 짧고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리햅포먼스의 논문 비평
이 리뷰는 예방의 1차 행위자로 의료진이 아니라 코치와 부모와 트레이너를 지목한다. 우리 자리를 정확히 짚은 셈이다.
그런데 지목당한 쪽에서 읽으면 불편한 문장이 하나 있다. 체중과 마름에 대한 언급을 중립적 지도가 아니라 위험 노출 행동으로 재분류하라는 대목이다.
우리는 체중 이야기를 한다. 종목과 목표에 따라 한다. 체급이 걸린 종목이거나 감량이 목표인 일반인 회원에게는 체중이 대화에서 빠질 수가 없다.
이 리뷰가 겨냥한 것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 어리고 서브엘리트 단계의 선수라는 것을 알고는 있다. 그래도 같은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는 점은 남는다.
우리 현장의 배경도 이 문제를 키운다. 대한민국은 바디빌딩 공화국이다. 대중매체에 나오는 운동이 제일 좋은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체형이 곧 성과라는 믿음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제일 좋은 운동은 존재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체중도 마찬가지다.
이 리뷰의 한계도 함께 봐야 한다. 서술적 리뷰이고 체계적 검색과 정량 합성과 비뚤림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각 전략이 발생률을 얼마나 낮추는지에 대한 효과크기와 신뢰구간이 없다.
자기보고 선별도구의 민감도와 특이도, 종목·성별·연령별 절단점도 아직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위양성과 위음성의 비용은 현장이 감수한다.
그리고 이 한계가 가장 크게 걸리는 쪽은 원주의 유소년과 학생 선수다. 근거는 서구 엘리트 스포츠 맥락에서 나왔는데, 정작 이 리뷰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 개입 시기가 바로 그 나이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장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학생 선수가 부모 곁에서 성장하는 것과 기숙사를 통해 외부에서 성장하는 것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태도와 회복 속도가 다르다.
이 리뷰의 두 번째 축인 주변인이 우리 현장에서는 사실상 코치 한 사람으로 좁혀지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먹는 것을 물어볼 어른이 곁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리햅포먼스는 이 리뷰의 2차 예방을 설문이 아니라 대화로 가져간다. 훈련량이 늘었으면 먹는 양은 어떻게 됐는지, 잠은 어떤지, 최근에 잔병치레가 잦지 않은지를 세션 안에서 묻는다.
반복되는 피로골절과 이유 없이 정체된 기록을 노력 부족으로 읽지 않는 것부터가 2차 예방이다.
완벽한 측정 도구를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리햅포먼스는 오늘 물어볼 수 있는 질문부터 세션 안에 넣어, 무너지기 전에 붙잡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