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어린 선수의 부상·과훈련·번아웃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부하(load)와 회복(recovery)의 불균형이라는 하나의 축에서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현상이다. — Pediatrics (AAP 공식 저널) 2024. 원문
“재능 부족”이 아니다 – 부모도 코치도 놓치는 이유 한가지.

논문으로 보는 스포츠재활, 트레이닝 리햅포먼스 요즘 초중학교 운동부를 보면 한 가지가 눈에 띈다.
선수 수가 줄었다.
야구도, 축구도, 수영도. 시작은 많은데 중3 즈음 절반이 그만둔다.
부모는 말한다. “재능이 없나 봐요.” 코치는 말한다. “끈기가 부족해요.”
정작 선수는 말한다. “이젠 운동이 재미없어요.”
이 “재미없음”의 정체가 뭘까. 게으름인가, 사춘기인가. 아니면 우리가 못 본 무언가가 있는가.

2024년 1월, 미국소아과학회(AAP) 공식 저널 Pediatrics가 말한다.
운동 중단의 이유는 번아웃(Burnout). 그리고 그 앞단에 과사용 부상(Overuse Injury)과 과훈련(Overtraining)이 있다.

어린 선수의 과사용 부상, 과훈련, 그리고 번아웃
| 항목 | 내용 |
|---|---|
| 저자 | Brenner JS, Watson A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Council on Sports Medicine and Fitness) |
| 저널 | Pediatrics (AAP 공식 저널) |
| 연도 | 2024 |
| Impact Factor | 6.4 |
| 등급 | SCIE · Q1 (Pediatrics 분야 Top-tier) |
| DOI | 10.1542/peds.2023-065129 |
| 원문 | PubMed 38247370 |
원문: doi.org/10.1542/peds.2023-065129
논문 한 줄 요약
“어린 선수의 부상·과훈련·번아웃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부하(load)와 회복(recovery)의 불균형이라는 하나의 축에서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현상이다.”
Brenner & Watson, Pediatrics 2024

이 한 줄이 핵심이다. 우리는 셋을 따로 봤다. “발목이 자꾸 아파요”는 정형외과, “잠을 못 자요”는 소아과, “운동이 싫어요”는 상담실로 보냈다.
논문은 이걸 뒤집는다. 세 개는 한 줄기다. 시작은 회복 없는 반복 부하.
끝은 운동을 그만두는 아이.
논문이 찾아낸 4가지 사실

① 과사용 부상의 핵심은 “성장판”이다
성인의 과사용 부상은 힘줄·근육에서 시작된다.
어린 선수는 다르다. 성장판(epiphysis·apophysis)이 가장 약한 고리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근육보다 성장판이 먼저 비명을 지른다.
리틀리그 어깨(little league shoulder), 리틀리그 엘보(little league elbow), 오스굿-슐라터(osgood-schlatter) 다 같은 메커니즘이다.
어린 뼈가 아직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른의 훈련량을 받았을 때 생긴다.
② 한 종목만 하는 아이가 더 다친다
논문이 분명히 한다. 조기 전문화(early specialization)가 부상 위험을 높인다.
같은 동작을 1년 내내 반복하기 때문이다.
야구만 하면 어깨와 팔꿈치만 닳는다.
축구만 하면 무릎과 발목만 닳는다.
한 부위에 부하가 누적된다.
③ 과훈련 증후군은 “성적 하락”이 첫 신호다
근육통이 아니다. 퍼포먼스 저하가 가장 먼저 온다.
그다음 면역 저하, 수면 장애, 호르몬 교란이 따라온다.
부모는 “더 노력해야지”라고 말한다. 코치는 “정신력 문제”라고 본다.
논문은 정반대다. 이미 몸이 회복 한계를 넘은 신호다. 더 시키면 더 떨어진다.
④ 번아웃은 부상·과훈련의 “종착역”이다
번아웃의 정의가 흥미롭다.
“신체적·정신적 탈진과 성취감 저하로 인해 스포츠 자체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게 되는 상태.”
핵심은 마지막 구절이다.
“운동의 가치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
그래서 그만둔다. 그리고 평생 운동과 멀어진다. 어린 시절 스포츠가 주려던 모든 건강 효과를 잃는 결말이다.
논문이 제시한 6가지 위험 신호 체크리스트


그럼 현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부하 관리(Training Load) 주당 훈련 시간이 나이(세)를 넘지 않게 한다. 10세면 주 10시간 이내가 안전 마지노선.
시즌당 최소 1~3개월 완전 휴식 – 다른 종목의 운동을 하거나, 아예 쉬어야 한다.
유소년에게 1년에 한 종목만 시키지 말 것.
멀티 스포츠가 부상과 번아웃 양쪽을 줄인다.
회복 관리 (Recovery)
수면 9시간 이상 확보 (소아청소년 기준).
영양·수분 모니터링 – 특히 성장기엔 칼로리 부족이 회복 실패의 직접 원인.
시즌 중간 주관적 컨디션 체크(0~10 척도) 매일 기록. 3일 연속 하락하면 휴식 신호.
논문이 강조하는 핵심은 이거다.
“조기 발견이 결과를 바꾼다. 번아웃 단계에 진입하면 회복이 어렵지만, 과사용 부상 단계에서 잡으면 충분히 되돌릴 수 있다.”
“어린 선수가 그만두는 이유는 재능 부족이 아니라, 어른이 회복을 빼앗아서다.”

리햅포먼스의 논문 비평
우리도 인정한다. 세계적인 권고사항이 아무리 훌륭해도, 한국의 스포츠 현장은 그와 정반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입시와 진학, 취업이라는 무거운 결과가 걸려있는 대부분의 종목에서 선수들은 1년 내내 훈련을 멈출 수 없다.
의학적인 소견으로 건네는 “한 달 쉬어야 합니다”라는 말은, 치열한 현장에서 “팀에서 빠져라”라는 사형 선고와도 같은 동의어로 받아들여진다.
사실이 그렇다.
당장 진학과 취업이 걸려있는데 대회를 뛰지 않는다거나, 경기에 나서지 못해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훈련 과다로 인한 번아웃으로 선수 생활이 끝나는 것만큼이나,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선수 생활이 끝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 사이에서 완벽한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한국 유소년 선수들의 훈련량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완벽한 휴식이 불가능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리햅포먼스는 ‘부하(Load)의 종류를 바꾸는 것’을 추천한다.
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동작의 비중을 줄이고, 평소 쓰지 않던 다른 근육과 신경에 새로운 자극을 넣어야 한다.
야구 선수가 비시즌에 야구 훈련만 반복하는 대신, 다른 스포츠를 하며 신체의 밸런스를 맞추는 식이다.
100% 쉴 수 없다면, 훈련의 50%라도 다양화해야 한다.
결국 다방면으로 선수의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여주려는 현장의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