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합산 지표의 악화를 곧바로 체력 문제로 번역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 논문의 전이 가치다. — Sports Biomechanics (Taylor & Francis) 2023, 관찰 연구. 원문
페이싱 분석은 지구성 종목에서 여전히 랩 타임이라는 합산 지표에 묶여 있다. 랩 타임이 후반에 늘어지면 우리는 반사적으로 유산소 용량 부족, 근지구력 저하로 읽고 컨디셔닝 처방을 쓴다.
그런데 랩 타임은 순수 유영 구간과 턴과 스타트가 합쳐진 복합 산출물이다. 어느 요소가 무너져서 랩이 느려졌는지 분해하지 않으면, 진단 없이 처방부터 쓰는 셈이다.

이 논문은 유럽수영선수권 1500m 자유형 실전 데이터를 랩 단위로 쪼개고, 다시 각 랩을 순수 유영 구간과 턴으로 분해한 뒤, 위계적 선형 모형으로 순수 유영 수행의 예측 변수를 추정했다.
결과가 반직관적이다. 랩 타임은 레이스 내내 유의하게 변동했지만, 순수 유영 구간의 수행은 유의한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랩 기록의 변동을 유영 능력의 저하로만 읽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합산 지표의 변동을 하위 요소로 나눠 진단하라는 이 틀은 수영 밖으로도 옮겨 갈 수 있다. 트랙 장거리든, 복귀 선수의 반복 스프린트 모니터링이든 마찬가지다.
오늘 다룬 논문
Stability analysis and prediction of pacing in elite 1500 m freestyle male swimmers
엘리트 남자 1500m 자유형 선수의 페이스 안정성 분석과 예측
| 항목 | 내용 |
|---|---|
| 저자 | Morais JE, Barbosa TM, Forte P, Bragada JA, Castro FAS, Marinho DA |
| 소속 | Polytechnic Institute of Bragança · CIDESD (포르투갈) 외 |
| 저널 | Sports Biomechanics (Taylor & Francis) |
| 연도 | 2023 (22권 11호, 1496-1513) · 온라인 2020 |
| Impact Factor | 2.3 (원고값) JCR 최신값은 확인되지 않음 |
| RCR (iCite) | 10.70 (같은 분야 NIH 지원 논문 = 1.0) |
| 인용 | 29회 (iCite, 2026-09 기준) |
| 연구 디자인 | 관찰 연구 · 국제대회 레이스 분석 랩 단위 반복측정 · 위계적 선형 모형 |
| 대상 | 엘리트 남자 수영선수 16명 (22.59 ± 2.10세) 2016 런던 · 2018 글래스고 LEN 유럽선수권 |
| 근거 등급 | 해당 없음 (비중재 관찰 연구) |
| DOI | 10.1080/14763141.2020.1810749 |
| PubMed | PMID 33026294 · PMC 전문 없음 |
원문: doi.org/10.1080/14763141.2020.1810749 · PubMed 33026294
연구 설계와 방법

대상은 2016 런던, 2018 글래스고 LEN 유럽수영선수권 1500m 자유형에 출전한 엘리트 남자 16명이다. 50m 장수영장 기준으로 랩 30개가 선수별 반복측정 단위가 된다. 실험실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 챔피언십 레이스 데이터라는 점이 이 연구의 생태학적 타당도를 만든다.
측정 변수는 네 층위다.
랩 수행. 각 랩의 구간 기록이다.
클린 스윔 수행. 스타트와 턴 구간을 뺀 순수 유영 구간의 수행이다. 구간을 어디서 잘랐는지는 초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턴 수행. 턴 구간의 수행이다. 이 구간의 정의도 초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스트로크 역학 변수. 스트로크 빈도와 스트로크 길이를 포함한다. 전체 변수 목록은 초록에 없다.
분석은 두 갈래다. 첫째는 안정성 분석이다. 랩 간 변동이 유의한지, 그 크기가 어느 수준인지를 본다. 전체 랩 조건과, 스타트와 피니시 효과가 섞이는 첫 랩과 마지막 랩을 뺀 조건을 각각 검정했다.
둘째는 위계적 선형 모형이다. 랩이 선수 안에 들어 있는 위계 구조를 그대로 모형화해 순수 유영 수행의 예측 변수를 추정했다. 반복측정 자료를 집단 평균으로 뭉개지 않고 개인 안의 흐름을 살린 채 고정효과를 뽑는다는 점에서, 랩 단위 레이스 자료에 맞는 선택이다.
핵심 결과

초록에 보고된 값 · 효과크기와 신뢰구간은 초록에 없음
| 층 | 결과 | 통계 |
|---|---|---|
| 랩 기록 (전체 랩) | 유의, 중간 수준의 변동 | p < 0.001 |
| 랩 기록 (첫·마지막 랩 제외) | 여전히 유의 | p = 0.002 |
| 전반 vs 후반 | 전반이 유의하게 빠름 | 세부 수치는 초록에 없음 |
| 턴 수행 | 유의, 중간 수준의 변동 | p값은 초록에 없음 |
| 순수 유영 구간 수행 | 유의한 변동 없음 | 비유의 |
| 예측 변수 · 경과 시간 | 추정치 0.0019 | p = 0.007 |
| 예측 변수 · 스트로크 빈도 | 추정치 −27.49 | p < 0.001 |
| 예측 변수 · 스트로크 길이 | 추정치 −6.55 | p < 0.001 |
① 랩 타임은 흔들렸다
랩 타임은 전체 랩에서 유의하고 중간 수준의 변동을 보였다(p < 0.001). 첫 랩과 마지막 랩을 빼도 여전히 유의했다(p = 0.002). 전반이 후반보다 유의하게 빨랐다.
스타트 스퍼트와 피니시 스퍼트를 걷어 내도 랩 간 변동이 남는다. 엘리트조차 1500m에서 교과서적인 균등 페이스를 구현하지 못하고 전반이 빠른 흐름을 보였다. 변동 크기의 효과크기와 전·후반 차이의 세부 수치는 초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② 순수 유영 구간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 논문의 핵심 대비다. 턴 수행은 유의한 중간 수준의 변동을 보였다. 반면 순수 유영 구간의 랩 간 변동은 유의하지 않았다.
랩 타임의 요동이 유영 속도의 붕괴보다 턴 수행의 요동과 더 가까이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후반 랩이 느려졌으니 지구력이 바닥났다는 등식을 그대로 쓸 수 없게 된 지점이다.
다만 같은 모형에서 경과 시간도 유의한 예측 변수로 남았다. 레이스가 흐르며 유영 구간에도 작은 변화가 있었을 수 있고, 유의한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 변하지 않았다는 증명은 아니다.
③ 순수 유영 구간을 예측한 변수 셋
위계적 선형 모형이 남긴 예측 변수는 경과 시간(추정치 0.0019, p = 0.007), 스트로크 빈도(−27.49, p < 0.001), 스트로크 길이(−6.55, p < 0.001)다.
추정치의 부호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순수 유영 수행을 시간으로 쟀는지 속도로 쟀는지에 달려 있는데, 초록에는 그 단위가 없다. 방향은 저자들의 결론 문장이 대신 말해 준다.
두 추정치의 절대값 차이가 눈에 들어오지만, 변수 단위와 표준화 여부가 초록에 없으므로 계수 크기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코치들은 스트로크 길이를 유지하려는 것이 순수 유영 구간의 수행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스트로크 빈도를 조금 올리는 것이 전체 레이스 기록을 의미 있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Morais 등, 2023, Sports Biomech
기존 근거와 무엇이 다른가
첫째, 분석 단위가 다르다. 기존 페이싱 문헌 대부분은 랩 타임을 그대로 분석 단위로 삼아 U자형, 전반 우세형 같은 프로파일 유형론을 만들어 왔다. 이 논문은 랩 타임이 순수 유영 구간과 턴과 스타트의 합성물임을 실증적으로 분리했다. 그렇게 나눠 보니 턴은 유의하게 흔들렸고 순수 유영 구간은 유의한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둘째, 스트로크 길이 우선이라는 오래된 코칭과 방향이 어긋난다. 수영 코칭에서 스트로크 길이는 오랫동안 효율의 대리 지표였고, 피로해져도 길이를 지키라는 것이 표준 큐였다. 이 데이터는 엘리트 1500m 실전에서 반대 방향을 시사한다. 빈도와 길이의 조합은 고정된 이상값이 아니라 레이스 국면에 따라 다시 나눠 써야 하는 자원이라는 관점이다.
셋째, 통계 모형이 다르다. 집단 평균 비교는 선수 간 차이와 개인 안의 랩 변동을 뒤섞는다. 위계적 선형 모형은 이 위계를 분리해, 평균적으로 그렇다가 아니라 랩 수준에서 무엇이 순수 유영 구간을 움직이는가에 답한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쓰나

아래 표는 논문이 제시한 목록이 아니다. 이 논문이 레이스를 분해한 층을 현장 점검 순서로 우리가 옮긴 것이다.
이 논문이 레이스를 분해한 층을 현장 점검 순서로 옮긴 것
| # | 층 | 무엇을 보나 |
|---|---|---|
| 1 | 랩(구간) 기록 | 전·후반 낙폭. 어디서 밀렸는지의 출발점 |
| 2 | 순수 유영 구간 속도 | 스타트·턴을 뺀 구간. 이 논문에서 버틴 층 |
| 3 | 턴 시간 | 벽 진입부터 재가속까지. 이 논문에서 흔들린 층 |
| 4 | 스트로크 빈도 · 길이 | 빈도를 올릴 때 길이가 무너지지 않는지 함께 본다 |
진단 순서를 바꾼다. 후반 랩 타임이 밀리는 선수라면 컨디셔닝 처방 전에 영상에서 순수 유영 구간 속도와 턴 구간 시간을 나눠 잰다. 유영 구간이 안정적인데 랩이 밀린다면 개입 대상은 에너지 시스템이 아니라 턴 기술과 턴 진입 전략이다.
후반 큐를 고친다. 스트로크를 길게 유지하라는 관성적인 큐 대신, 후반 국면에서 빈도를 조금 올리는 조정을 허용하고 훈련한다. 인터벌 세트에서 목표 빈도 구간을 국면별로 다르게 잡는 방식이 출발점이 된다.
모니터링 지표를 층으로 나눈다. 랩 타임 하나가 아니라 순수 유영 구간 속도, 스트로크 빈도, 스트로크 길이, 턴 시간의 네 층으로 시즌 추적표를 만들면 기록 정체가 어느 층에서 생겼는지 드러난다.
수영 밖의 현장에도 이 틀은 그대로 옮겨 간다. 복귀 선수의 반복 스프린트 기록이 흔들릴 때 합산 기록을 가속 구간, 최고속도 구간, 감속 구간으로 나눠 보는 사고방식은 이 논문이 1500m 자유형에서 한 작업과 구조가 같다.
현실적 제약도 적어 둔다
표본은 유럽선수권에 출전한 엘리트 남자 16명뿐이다. 여성, 주니어, 준엘리트로 일반화할 수 없다. 빈도를 올리라는 결론을 기술 완성도가 낮은 선수에게 그대로 옮기면 길이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
2016년과 2018년 두 대회에서 같은 선수가 중복으로 들어갔는지, 들어갔다면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초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관찰 설계다. 빈도·길이와 순수 유영 구간의 관계는 연관 수준이고, 빈도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개입이 기록을 개선하는지는 별도의 중재 연구가 필요한 질문이다.
초록에는 변동의 효과크기와 추정치의 신뢰구간이 없다. 레이스 영상 기반 분석이라 젖산이나 심박 같은 생리 지표도 없다. 순수 유영 구간의 안정이 페이싱 전략의 산물인지, 생리적 여유의 산물인지 구분할 수 없다.
이 한계들은 적용을 미룰 이유가 아니라 적용 범위를 정하는 조건이다. 합산 지표를 쪼개고, 변동의 출처를 찾은 뒤 개입한다는 진단 틀 자체는 오늘부터 쓸 수 있다.
오늘의 한 줄
합산 지표의 악화를 곧바로 체력 문제로 번역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 논문의 전이 가치다.

리햅포먼스의 논문 비평
우리는 수영 선수를 받아 본 적이 없다. 원주에서 수영 선수도, 수영 동호인도 만난 사례가 없다. 그래서 이 논문이 내린 스트로크 처방이 옳은지 그른지를 두고 말할 자격은 없다.
대신 이 논문에서 가져올 것이 하나 있다. 수영이 아니라 읽는 순서다.
1500m 레이스를 역학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다. 기록 하나는 여러 국면의 합이다. 스타트와 유영과 턴이 더해져 랩이 되고, 랩이 더해져 기록이 된다. 우리가 재는 점프 높이도 반동과 감속과 추진이 더해진 결과다.
랩 기록은 레이스 내내 흔들렸다. 그런데 스타트와 턴을 걷어 내자 순수 유영 구간은 유의하게 변하지 않았고, 흔들린 쪽은 턴이었다. 후반 기록이 밀리면 우리는 반사적으로 체력을 의심한다. 이 논문은 그 의심을 한 칸 뒤로 미루라고 말한다.
조심해서 읽어야 할 곳도 있다. 대상은 엘리트 남자 16명이고, 관찰 연구라서 빈도를 올리면 빨라진다는 인과는 증명되지 않았다. 두 계수는 단위가 초록에 없어 크기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저자들의 결론 문장도 할 수 있다, 줄 수 있다로 유보돼 있다. 큐를 바꾸라는 명령이 아니라 바꿔 볼 근거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유의한 변동이 없었다는 말은 변하지 않았다는 증명이 아니다. 16명으로는 작은 변화를 잡지 못했을 수 있다.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주니어 선수나 마스터즈 동호인에게 빈도를 올리라는 결론을 그대로 옮기면, 길이가 먼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현장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도 합산 숫자를 쪼갠다. 점프 높이나 RSI가 떨어지면 포스플레이트의 국면별 지표부터 본다. 반동 깊이, 감속, 추진 시간 같은 것들이다. 여기까지는 이 논문과 같은 방향이다.
이 논문이 하나를 더 보탠다. 쪼갠 뒤에 떨어진 층만 찾지 말고 덜 흔들린 층을 먼저 확인하라는 것이다. 이 레이스에서 유의하게 흔들리지 않은 층은 유영이었고, 그래서 먼저 볼 곳이 체력보다 턴 기술 쪽으로 좁혀졌다.
점프 높이가 떨어졌는데 추진 국면의 값이 그대로라면, 그 선수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컨디셔닝 처방이 아닐 수 있다. 무엇이 덜 흔들렸는지를 알아야 무엇을 고칠지가 좁혀진다.
기록표에 합산 숫자 한 칸만 있다면, 그 옆에 칸 하나를 더 그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