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생물학적 성은 운동수행능력을 결정하는 1차 요인이다. 해부학·생리학의 근본적 차이가 성염색체와 성호르몬에 의해 정해지기 때문이다. —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ACSM) 2023. 원문
“여자가 약한 게 아니라, 기준이 남자 데이터로만 만들어졌다”
ACSM 합의문

여자 회원과 남자 회원에게 같은 프로그램을 줘도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같은 무게, 같은 횟수, 같은 기간인데 근력 증가폭이 다르다.

현장에서 우리는 이걸 원래 그런 것이다, 남녀의 호르몬차이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다.
그런데 정확히 얼마나, 그리고 왜 다른지 설명하라고 하면 말문이 막힌다.
2023년 미국스포츠의학회(ACSM)가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합의문을 냈다.
세계 10명의 전문가가 모여 “운동능력의 남녀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를 정리한 문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호르몬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생리학적으로든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놓친 건 따로 있었다.
지금까지 운동과학의 데이터는 대부분 남성 몸을 기준으로 쌓였다는 것이다.
오늘 다룬 논문
운동수행능력에서 나타나는 성차의 생물학적 기초 —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합의문
| 항목 | 내용 |
|---|---|
| 저자 | Hunter SK, Angadi SS, Bhargava A, Harper J, Hirschberg AL, Levine BD, Moreau KL, Nokoff NJ, Stachenfeld NS, Bermon S |
| 저널 |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ACSM) |
| 연도 | 2023 |
| 등급 | SCIE · Q1 |
| DOI | 10.1249/MSS.0000000000003300 |
| 원문 | PubMed 37772882 |
원문: doi.org/10.1249/MSS.0000000000003300
논문 요약

“생물학적 성은 운동수행능력을 결정하는 1차 요인이다. 해부학·생리학의 근본적 차이가 성염색체와 성호르몬에 의해 정해지기 때문이다.”
Hunter et al., MSSE 2023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남녀 운동능력 차이는 사춘기 이전엔 거의 없다가, 호르몬이 켜지는 순간 벌어진다.
둘째, 그 차이를 만드는 주역은 의지나 훈련량이 아니라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라디올이라는 호르몬이다.
저자들은 동시에 분명히 짚는다.
“운동능력의 성차에는 생리적 요인뿐 아니라 역사적·비생리적 요인도 함께 작용한다.”
즉 “남자가 더 강하다”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가 몸이고 어디부터가 환경인지를 나누어봐야 한다는 뜻이다.

논문이 찾아낸 사실
① 남녀 운동능력 차이는 종목에 따라 10~30%다.
근력·파워·속도·지구력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종목에서 성인 남성이 비슷한 나이·훈련 수준의 여성보다 10~30% 앞선다.
주목할 건 이게 고정된 한 숫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종목이 무엇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폭이 달라진다.
② 사춘기 전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
남녀 운동능력 차이는 태어날 때부터 있던 게 아니다.
사춘기와 함께 등장한다.
성호르몬이 본격적으로 분비되는 시점과 정확히 겹친다.
어린 선수를 지도할 때 “성별로 나눠 다르게 시켜야 한다”는 통념이 적어도 사춘기 전에는 근거가 약하다는 얘기다.
③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은 성인기까지 30배로 치솟는다.
이게 격차의 주된 발전 엔진이다.
남성은 사춘기를 지나며 테스토스테론이 약 30배까지 증가하는 반면, 여성은 낮은 수준에 머문다.
이 호르몬이 근육량, 헤모글로빈, 뼈 구조를 바꾼다.
단순한 “근육 차이”가 아니라 산소 운반·골격 전체의 차이로 이어진다.
④ 그런데 이 모든 데이터의 표본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논문이 가장 강하게 지적하는 대목이다.
운동에 대한 몸의 반응을 밝힌 연구들 상당수가 남성 피험자 위주로 진행됐다.
성 데이터가 비어 있으니, 여성에게 무엇이 최적인지 우리는 사실 덜 알고 있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다. 차이가 있다는 건 알지만, 여성 몸에 맞는 처방의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논문이 제시한 체크리스트

마지막 7번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저자들이 굳이 넣은 항목이다.
측정된 격차 중 일부는 몸이 아니라 기회의 차이일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에게는 바꿀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남여 간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고 해서 변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바꿀 수 없는 부분 절대 근력·파워 목표치를 성별 현실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
같은 절대 무게가 목표가 아니라 상대 향상폭으로 본다.
지구력 종목에서 산소운반 능력 차이를 전제로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사춘기 이전 유소년은 성별 구분보다 발달 단계 중심으로 지도해야 한다.

데이터가 없으니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
여성 회원의 월경주기· 호르몬 상태를 컨디션 변수로 기록하고 관찰해야한다.
“남성 기준 프로토콜”을 여성에게 그대로 복사하지 않아야 한다.
회복·강도 반응을 개별 추적해야한다.
상대 강도(1RM 대비 %)로 처방하고, 반응을 데이터로 모아 본인만의 기준선을 만든다.
핵심은 이거다.
남녀 운동능력 차이를 “여자는 못한다”로 읽으면 처방이 게을러진다.
“기준이 남성 데이터로 만들어졌으니, 여성에겐 내가 직접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로 읽어야 현장이 정교해진다.
리햅포먼스의 논문 비평
최근 읽은 데이비드 에프스타인의 저서 『스포츠 유전자(The Sports Gene)』에는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사춘기 이전의 남녀는 생물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남자에게도 젖꼭지가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 사춘기 이전, 남녀는 모두 같았다.
남녀의 운동능력 차이는 태어날 때부터 절대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
사춘기라는 기점을 지나며 성호르몬의 스위치가 켜지는 순간, 비로소 그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논문이 현장에 던지는 가장 뼈아픈 지적은 따로 있다.
"지금까지 운동과학이 쌓아온 데이터의 표본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실제로 논문를 보다 보면 거의 모든 연구가 남성위주, 남성 팀위주로 진행된다.
우리는 흔히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약하다고 단정 지어왔다.
그러나 사실은 여성의 몸에 맞는 데이터와 처방 근거가 턱없이 부족했을 뿐이다.
역사적, 비생리적 요인들로 인해 여성의 운동 참여 기회가 적었고, 그로 인해 스포츠 과학의 연구조차 철저히 남성 위주로 편향되어 온 것이다.
논문의 저자들조차 여성에게 완벽히 들어맞는 가이드라인은 아직 부족하다고 인정한다.
그렇다면 현장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완벽한 "여성 전용 프로토콜"이 논문으로 뚝딱 입증되어 나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특정한 사실이 논문으로 밝혀지기까지는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의 삶과 운동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결국 획일화된 남성 기준의 잣대를 거두고 눈앞의 회원에게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는
남녀의 운동능력 차이가 '여자가 약해서'가 아니라 '호르몬 기전과 데이터의 부재'에서 온다는 것을 명확히 이해하는 비판적 사고와
남성 기준의 훈련 프로토콜을 여성 회원에게 맹목적으로 복사하지 않고, 월경 주기나 호르몬 컨디션 변화를 세밀하게 관찰하며 부하를 미세 조정하는 실전 노하우,
완벽한 정답 데이터가 없다면, 절대적인 무게가 아닌 상대 강도(1RM 대비 %)를 기준으로 회원님 개인의 반응을 묵묵히 기록하여 '나만의 기준선'을 만들어가는 체계적인 훈련 설계가 필요하다.
"여자가 약한 게 아니라, 기준이 남자 데이터로만 만들어졌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