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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학

충격파 프로토콜에 표준이 있다는 말

리햅포먼스에는 체외충격파 장비가 없다.

요약. 합의문에서 정말 읽어야 할 곳은 합의된 69개가 아니라, 합의되지 않은 49개가 어디에 몰려 있는가다. —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5, 3라운드 수정 델파이 국제 합의. 원문

리햅포먼스에는 체외충격파 장비가 없다.

그런데 회원은 충격파를 받고 온다. 만성 건병증으로, 족저근막염으로, 때로는 피로골절로 외부에서 몇 회 받은 뒤 우리에게 온다.

충격파 프로토콜에 표준이 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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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주제는 장비를 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받고 온 사람에게 우리가 무엇을 얹느냐의 문제다.

문제는 그 앞단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초점형이냐 방사형이냐, 에너지 플럭스 밀도를 얼마로, 총 임펄스 수와 세션 간격을 어떻게, 국소마취를 쓸 것인가.

이 이질성이 그동안 충격파 근거의 발목을 잡아 왔다. 프로토콜이 통일되지 않으니 연구끼리 직접 비교가 안 되고, 메타분석은 서로 다른 조사 조건을 한 통에 섞는다.

2025년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실린 국제 합의문은 그 공백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무작위 대조연구를 하나 더 얹는 대신, 전문가들이 무엇에 합의할 수 있고 무엇에 합의할 수 없는지를 지도로 그렸다.

오늘 다룬 논문 Recommendations for use of extracorporeal shockwave therapy in sports medicine: an international modified Delphi study

Recommendations for use of extracorporeal shockwave therapy in sports medicine: an international modified Delphi study
스포츠의학에서의 체외충격파 사용 권고 · 국제 수정 델파이 연구
항목 내용
제1저자 Rhim HC (Harvard Medical School / Spaulding Rehab)
교신저자 Tenforde AS · 총 46인
주요 공저자 Maffulli N, Gravare Silbernagel K,
Zwerver J, Fredericson M, Schaden W 등
저널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연도 2025 (59권 18호, 1287-1301)
Impact Factor 9.3 (SCIE · Q1)
JCR 최신값은 확인되지 않음
RCR (iCite) 8.59 (분야 평균의 약 8.6배)
인용 20회 (iCite, 2026-09 기준)
연구 디자인 3라운드 수정 델파이 국제 합의
근거 종합이 아니라 실무 합의
패널 41명 · 13개국 · 전원 3라운드 완주
근거 등급 전문가 합의 · GRADE/PEDro 미적용
DOI 10.1136/bjsports-2024-109082
PubMed PMID 40032293 · PMC 전문 없음

원문: doi.org/10.1136/bjsports-2024-109082 · PubMed 40032293

“우리 패널은 골 병증 치료에 체외충격파를 쓰는 것을 지지했지만, 이 손상에 특정한 일부 시술 측면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Rhim 등, 2025, Br J Sports Med

연구 설계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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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종합이 아니라 구조화된 전문가 합의 도출이다. 수정 델파이는 익명 다라운드 설문으로 개별 응답의 사회적 압력을 줄이면서 진술문별 동의율을 수렴시키는 방법이다.

패널 선정은 근골격·스포츠의학 충격파에 대한 체계적 문헌 검색으로 후보를 식별하고, 운영위원회가 초기 설문을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최종 패널은 13개국 41명이다.

1라운드에서는 패널이 기존 진술문을 수정하거나 새 진술문을 추가할 수 있었다. 2라운드와 3라운드는 수렴 라운드다.

합의 기준은 동의율 75퍼센트 이상으로 사전 정의됐다. 그리고 41명 전원이 세 라운드를 모두 완료했다. 델파이에서 라운드 간 탈락이 흔한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완주율이다.

방법론적으로 한 가지를 먼저 못 박아야 한다. 이 연구가 만들어낸 것은 충격파가 효과 있다는 효능 근거가 아니다. 전문가들이 실무를 어떻게 하기로 합의했는가라는 실무 권고다.

델파이는 근거의 공백을 메우는 도구가 아니라, 근거가 불충분한 지점에서 임상 의사결정을 잠정 정렬시키는 도구다.

핵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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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결과는 효과크기가 아니라 합의의 지형도다. 숫자를 그대로 옮긴다.

118개 진술문의 합의 지형
이 연구의 결과는 효과크기가 아니라 합의율이다
지표
총 진술문 118개
합의 도달 69개 (58.5%)
합의 임계값 동의율 75% 이상 (사전 정의)
미합의 49개 (41.5%)
미합의 중 골 병증 절차 17개 / 49개 (34.7%)
나머지 32개의 소속 영역 초록에 없음 · 확인되지 않음
합의된 영역 용어·기본 개념 / 적응증 / 건병증 절차 /
골 병증 절차 / 영상-치료 상관 / 시술 전후 /
절대·상대 금기 / 잠재적 부작용
응답 완료 41/41 (100%) · 3라운드 전부
파라미터 구체값 본문 소관 · 초록 범위 밖

첫째, 총 118개 진술문 중 69개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58.5퍼센트다.

절반을 겨우 넘긴 이 숫자는 실패가 아니라 이 분야의 실제 성숙도를 정직하게 드러낸 것이다. 충격파 실무의 40퍼센트 이상이 전문가 사이에서도 정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둘째, 합의가 이뤄진 영역이다. 용어와 기본 개념, 적응증, 건병증 절차, 골 병증 절차, 영상과 치료의 상관, 시술 전후 고려사항, 절대 금기와 상대 금기, 잠재적 부작용이다.

여기서 원고가 흔히 놓치는 대목을 짚는다. 합의된 69개 안에는 골 병증 절차도 들어 있다. 갈린 것은 영역이 아니라 항목이다.

셋째, 합의에 이르지 못한 49개 중 17개, 그러니까 34.7퍼센트가 골 병증 절차 항목이었다.

결정적인 뉘앙스가 여기 있다. 패널은 골 병증에 충격파를 쓰는 것 자체는 지지했다. 다만 어떻게 쏠 것인가의 상당 부분에서 갈렸다.

그리고 나머지 32개가 어느 영역에 흩어져 있는지는 초록에 없다. 확인되지 않았다.

합의된 개별 파라미터의 구체값도 마찬가지다. 에너지 플럭스 밀도 범위와 임펄스 수, 세션 간격, 진통제 병행 권고는 본문에 있으나 초록 범위 밖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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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표는 이 합의문이 기존 관행에서 무엇을 옮겼는지를 우리가 점검용으로 정리한 것이다. 논문이 제시한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합의문이 옮긴 것과 남긴 것 점검 (논문의 목록이 아님)
기존 관행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우리가 정리한 것
# 항목 달라진 지점
1 용어 같은 '충격파'가 서로 다른 물리량을 가리키던 상태 → 용어에 국제 합의
2 적응증 출처마다 달랐던 적응증이 합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3 금기 절대·상대 금기가 합의됐다. 안전 경계가 정렬됐다는 뜻이다
4 부작용 잠재적 부작용도 합의 영역이다. 사전 설명의 근거로 쓸 수 있다
5 건병증 절차 절차 수준까지 합의에 이르렀다
6 골 병증 절차 일부는 합의, 다만 미합의 49개의 3분의 1이 여기 몰렸다
7 위치 규정 저자들이 충격파를 보조 치료로 규정했다. 단독 기대선을 낮춘다
8 남은 것 미합의 나머지 32개의 위치. 초록으로는 알 수 없다

이 논문의 기여는 새 효능 데이터가 아니라 공통 언어와 안전 경계의 확립이다. 이질성을 없애기 전에 먼저 어디까지 합의 가능한지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방법론적으로 정직하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하는가

우리 쪽 사정을 먼저 적는다. 장비가 없으니 파라미터를 고를 일이 없다. 그리고 회원이 충격파를 받고 왔을 때 어디서 몇 회 받았는지를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

충격파는 보조라고 보고, 우리가 붙잡는 쪽은 편심성 부하와 점진적 부하다. 그 순서로만 본다.

이 합의문에서 우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대목도 거기에 있다. 저자들 스스로 충격파를 보조 치료로 규정했고, 금기와 부작용은 합의된 영역이다.

다만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절대 금기와 상대 금기가 합의된 마당에 그걸 물어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합의문이 정리해 준 안전 경계를 쓰지 않고 있는 셈이다.

현실적 제약도 적어 둔다

델파이 합의는 전문가 의견이다. 무작위 대조연구나 코호트의 환자 수준 결과가 아니라, 이렇게 하기로 했다는 규범적 진술이다. 이 논문은 충격파의 효능을 증명하지 않는다.

75퍼센트라는 합의 기준선의 위치도 관례일 뿐이다. 기준선을 옮기면 합의와 미합의의 분류가 달라진다.

패널 구성에도 편향 가능성이 있다. 문헌 검색 기반 초청과 자발적 참여 구조는 특정 학파와 영어권 근거로 기울 수 있고, 전공별 분포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늘의 한 줄

합의문에서 정말 읽어야 할 곳은 합의된 69개가 아니라, 합의되지 않은 49개가 어디에 몰려 있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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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햅포먼스의 논문 비평

이 회차를 준비하면서 원고를 한 번 고쳤다. 원고는 건병증은 절차까지 합의됐고 골 병증 절차는 미합의라고 갈라 썼는데, 초록을 그대로 읽으면 그렇지 않다.

합의된 69개 안에 골 병증 절차도 들어 있다. 다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49개 중 17개가 거기 몰렸을 뿐이다.

이 차이는 사소하지 않다. 영역 단위로 읽으면 골 병증에는 충격파를 쏘면 안 된다는 말처럼 들리고, 항목 단위로 읽으면 어떤 파라미터에서 갈렸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처방이 다르다.

그리고 나머지 32개가 어디인지는 초록에 없다. 즉 이 논문이 우리에게 준 것은 완성된 지도가 아니라, 구멍 하나의 위치와 크기다.

그럼에도 이 문서가 가치 있는 이유는 합의율이 58.5퍼센트라는 것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충격파를 말하면서 서로 다른 물리량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계량했다.

다만 이 근거를 어디까지 믿을지는 분명히 해두자. 전문가 의견이고, 75퍼센트라는 임계값은 생물학적 진실이 아니라 관례다. 이 문서를 프로토콜 표준으로 인용하는 것은 오독이다.

이 한계가 특히 문제가 되는 곳은 장비를 갖춘 국내 현장이다. 벤더 매뉴얼과 개인 경험 사이에 이 합의문이 새 권위로 들어오면, 미합의 항목까지 표준처럼 굴러갈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장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우리 자신을 적는다. 리햅포먼스에는 충격파 장비가 없고, 회원이 받고 왔을 때 어디서 몇 회 받았는지를 따로 묻지 않는다. 우리는 그 뒤에 편심성 부하와 점진적 부하를 얹는 쪽으로만 본다.

보조라고 보는 관점 자체는 이 합의문과 같다. 그런데 절대 금기와 상대 금기가 합의된 영역이라면, 묻지 않는다는 선택은 근거가 있는 생략이 아니라 그냥 빈칸이다.

우리 회원이 수술이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한 번도 설명을 못 듣고 오는 것처럼, 충격파도 무엇을 어떤 조건으로 받았는지 모른 채 넘어온다. 그 공백을 메우는 자리는 결국 우리다.

그래서 이번 회차를 계기로 하나만 바꾸려 합니다. 충격파를 받고 온 회원에게 부위와 횟수와 마지막 시행일, 세 가지만 묻고 기록으로 남기겠습니다.

파라미터를 따질 처지는 아닙니다. 다만 언제 무엇을 받았는지를 모르면 우리가 얹는 부하의 시점도 근거 없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정빈

물리치료사. 강원도 원주에서 리햅포먼스를 운영하며 매주 스포츠재활 논문 한 편을 읽고 현장의 눈으로 비평합니다. 근거 등급과 방법론의 한계를 먼저 따지고, 한국 현장의 제약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로 착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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