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여자 선수 부상은 무릎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자 선수 부상은 근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별을 알면 어디를 먼저 볼지가 보인다. — Sports Medicine (Auckland, N.Z.) 2024, 체계적 문헌고찰 + 메타분석 (PRISMA. 원문
180편, 6단계 참가자 분류. 어디를, 누구에게, 얼마나 다르게 볼 것인가.

우리는 “여성 선수 = ACL”이라는 한 문장에 오래 갇혀 있었다.
여성의 ACL 손상 위험이 남성의 2~8배라는 데이터는 이미 15년 넘게 현장 상식이다.
그래서 여성 선수를 받으면 반사적으로 무릎을 본다. 착지, 컷팅, 정렬.
맞다.
하지만 그게 성별 차이의 전부라고 가정하는 순간 우리는 나머지를 놓친다.
이 논문의 질문은 정확히 거기서 출발한다.
성(sex)이 ACL을 넘어 다른 손상들의 결정 변수인가.
저자들은 스포츠과학에서 점점 표준이 되어가는 6단계 참가자 분류 프레임워크 (participant classification framework) 를 축으로, 종목·경기 수준별로 성별 부상 프로파일이 어디서 가장 벌어지는가를 180편으로 종합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별 차이는 무릎보다 훨씬 넓게 퍼져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부위별로 방향이 반대다. 여성은 골스트레스와 뇌진탕, 남성은 햄스트링과 서혜부.
이건 “여성 프로토콜 하나, 남성 프로토콜 하나”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성별 × 부위 × 경기 수준의 3차원 매트릭스로 스크리닝을 다시 짜야 한다는 뜻이다.
오늘 다룬 논문
Differences in Injury Profiles Between Female and Male Athletes Across the Participant Classification Framework: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참가자 분류 체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여성·남성 선수의 부상 프로파일 차이
| 항목 | 내용 |
|---|---|
| 저자 | Hardaker NJ, Hume PA, Sims ST |
| 저널 | Sports Medicine (Auckland, N.Z.) |
| 연도 | 2024 (54권 6호, 1595-1665) |
| Impact Factor | 9.3 (Q1, SCIE) |
| RCR (iCite) | 8.70 (분야 평균의 약 8.7배) |
| 인용 | 25회 (iCite, 2026-09 기준) |
| 연구 디자인 | 체계적 문헌고찰 + 메타분석 (PRISMA · PERSiST 준거) |
| 포함 연구 수 | 180편 (tier-3: 98, tier-4: 40, tier-2: 30, tier-5: 8, tier-1: 5) |
| 질 평가 | Downs & Black 체크리스트(28점 만점) — 174편 중등도, 6편 제한적 |
| 프로토콜 등록 | PROSPERO CRD42017058806 |
| DOI | 10.1007/s40279-024-02010-7 |
| 원문 | PubMed 38536647 → |
원문: doi.org/10.1007/s40279-024-02010-7
“여성은 ACL 손상을 넘어 발·발목 손상, 골 스트레스 손상, 스포츠 관련 뇌진탕의 핵심 결정 요인이었다. 남성은 고관절·서혜부, 햄스트링 손상, 상지 손상의 핵심 결정 요인이었다.”
Hardaker 등, 2024, Sports Med
연구 설계와 방법

디자인
PRISMA와 PERSiST (운동·재활·스포츠의학 특화 PRISMA 확장 가이드)를 함께 적용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이다.
8개 데이터베이스 (PubMed, CINAHL, Web of Science, SPORTDiscus, Medline, Scopus, Cochrane, EBSCO)를 개시 시점부터 2023년 4월 24일까지 검색했다.
포함 기준
종단·전향·후향 코호트, 단면연구, 기술역학연구 중 표준화된 손상 데이터 수집 방식을 쓴 연구만 넣었다.
배제 기준이 이 리뷰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핵심인데 두 가지다.
첫째, 의학적으로 진단되지 않은 손상. 둘째, 성별로 보고·분석되지 않은 손상.
즉 “선수 자가보고 통증”이나 “성별 합산 데이터”는 전부 걸러냈다.
이 두 필터가 근거의 질을 위쪽으로 당긴다.
분류 축
이 논문의 방법론적 핵심이자, 현장에서 가장 눈여겨볼 지점이다.
단순히 “엘리트 대 아마추어”가 아니라 참가 수준을 여섯 단계로 계층화해, 같은 성별 차이라도 경기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가를 본다.
McKay 등이 2022년에 제안한 분류는 이렇다.
tier 0 좌식 tier 1 생활 체육 tier 2 훈련·발달 tier 3 고도 훈련·국가 수준 tier 4 엘리트·국제 수준 tier 5 세계 정상급
이번 리뷰에 들어간 180편의 분포는 tier-3이 98편으로 가장 많고, tier-4 40편, tier-2 30편, tier-5 8편, tier-1 5편이다. 한 편은 두 계층에 걸쳐 있다.
실제로 급성 골절 위험은 경기(competition) 상황에서 최고치를 찍었다. 노출 맥락이 위험을 증폭한다는 신호다.
효과 지표
성별 비교가 가능한 종목 (sex-comparable sports)에 한해 상대위험도(RR)와 95% 신뢰구간을 산출했다.
축구·농구처럼 남녀가 같은 규칙·환경에서 뛰는 종목으로 한정해 종목 자체의 교란을 줄인 것이다.
재현·평가 관점에서 기억할 점은, 이 리뷰의 강점이 표본 규모(180편)가 아니라 “성별 층화 보고 + 의학적 진단” 이라는 이중 필터와 경기 수준 층화에 있다는 것이다.
핵심 결과

성별 비교 가능 종목에서 나온 RR을 방향별로 정리하면 이렇다.
두루뭉술하게 “여성이 더 위험” 같은 말은 여기서 의미가 없다. 부위마다 방향과 크기가 다르다.
여성이 위험이 높은 부위
| 부위 | 상대위험도 (RR) | 95% CI | 근거 수준 |
|---|---|---|---|
| 무릎 손상 | 2.7배 | 1.4 – 5.5 | 중등도 |
| 발/발목 손상 | 1.25배 | 1.17 – 1.34 | 중등도 |
| 골스트레스 손상(BSI) | 3.4배 | 2.1 – 5.4 | 중등도 |
| 뇌진탕(SRC) | 8.46배 | 1.04 – 68.77 | 중등도 |
남성이 위험이 높은 부위
| 부위 | 상대위험도 (RR) | 95% CI | 비고 |
|---|---|---|---|
| 고관절/서혜부 손상 | 2.26배 | 1.31 – 3.88 | 특히 동적 종목 |
| 햄스트링 손상 | 2.4배 | 1.8 – 3.2 | 특히 동적 종목 |
| 급성 골절 | 1.8 – 2.8배 | 1.37–2.7 ~ 2.45–3.24 | 경기 상황에서 최고치 |
| 상지 손상 | 초록에 RR 없음 | — | 저자들이 결론에서 명시 |
읽는 법
몇 가지 숫자는 그냥 넘기면 안 된다.
골스트레스 3.4배 (2.1~5.4).
CI 하한이 2를 넘는다. 통계적으로도 임상적으로도 견고한 신호다.
여성 선수 스크리닝에서 무릎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우선순위여야 한다는 근거다.
뇌진탕 8.46배 (1.04~68.77).
점추정치는 극적이지만 CI가 1.04에서 68.77까지 벌어진다.
하한이 겨우 1을 넘겨 통계적 유의성은 아슬아슬하고, 정밀도는 매우 낮다.
“여성이 8배 위험하다”고 인용하면 과대해석이다. 방향은 신뢰하되 크기는 신뢰하지 말 것.
발·발목 1.25배 (1.17~1.34).
효과크기는 작지만 CI가 극도로 좁다. 표본이 커서 추정이 정밀하다는 뜻이다. 작지만 확실한 차이다.
남성 햄스트링·서혜부는 “동적 종목에서 특히”라는 조건부다. 스프린트·급가속·컷팅이 많은 종목에서 방향성이 뚜렷하다.
저자들은 결론에서 상지 손상도 남성의 결정 변수로 든다. 다만 상지의 상대위험도는 초록에 제시되지 않는다.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여성은 뼈·무릎·발목·머리, 남성은 후방사슬(햄스트링)· 서혜부·골절이다.
성별에 따라 스크리닝의 무게중심 자체가 다른 부위로 이동한다.
논문이 제시한 5가지 체크리스트
| # | 대상 · 무엇을 | 왜 |
|---|---|---|
| 1 | 여자 선수 · 청소년기 뼈 건강 관리 | 성장기에 골밀도를 쌓아둬야 피로골절 위험이 준다 |
| 2 | 여자 선수 · 에너지 가용성 점검 | 먹는 양이 쓰는 양보다 부족하면 뼈가 약해진다 |
| 3 | 여자 선수 · 이른 근력 발달 + 신경근 훈련 | 하지 부상(무릎·발목) 위험을 낮추는 핵심 전략 |
| 4 | 남자 선수 · 신경근 훈련(엉덩이·햄스트링 초점) | 고관절·서혜부·햄스트링 부상 위험 감소에 유효 |
| 5 | 여자 선수 · 성별 맞춤 뇌진탕 복귀 프로토콜 | 여자 선수는 회복·복귀 판정 기준이 따로 필요할 수 있다 |

여기서 신경근 훈련이란 점프 착지, 방향 전환, 감속 같은 동작을 바른 정렬로 반복 학습시키는 훈련을 말한다.
남녀 모두에게 쓰지만, 여자는 하지 정렬(무릎·발목), 남자는 뒤쪽·안쪽 (햄스트링·서혜부)으로 초점이 갈린다.
기존 근거·교과서와 무엇이 다른가
“여성 = ACL”의 확장
기존 문헌은 여성의 ACL 위험에 압도적으로 집중돼 있었다.
이 리뷰의 기여는 성이 ACL을 넘어 골스트레스·발목·뇌진탕까지 결정 변수임을 한 프레임 안에서 정량화한 것이다.
ACL은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얘기다.
남성 프로파일을 대칭으로 세운 것
성별 손상 연구는 오래 “여성 취약성” 서사에 기울어 있었다.
이 논문은 남성이 햄스트링(2.4배)·서혜부(2.26배)· 급성 골절에서 명확히 더 위험하다는 걸 같은 방법으로 보여준다.
성별 차이는 “여성이 더 다친다”가 아니라 부위별로 취약성이 갈리는 대칭 구조다.
경기 수준 층화
대부분의 선행 메타분석은 “엘리트”와 “일반”을 뭉뚱그렸다.
6단계 프레임은 급성 골절 위험이 경기 상황에서 정점을 찍는다는 노출 맥락 의존성을 드러냈다.
위험은 성별만이 아니라 “어떤 수준에서 뛰는가”에도 달렸다.
상충·논쟁 지점
저자들은 원인 메커니즘을 단정하지 않는다.
여성의 골스트레스 취약성을 에너지 가용성 (energy availability)과 청소년기 골 건강이라는 렌즈로 해석하도록 제안하는데, 이건 RED-S 논의와 직결되면서도 이 리뷰 자체가 인과를 증명한 건 아니다.
상관과 인과를 섞어 읽으면 안 되는 지점이다.
예방 전략의 방향 전환
저자들이 근거로부터 끌어낸 실무 제언은 세 갈래다.
여성은 청소년기 조기 근력 개발과 신경근 훈련 노출, 기술 발달 단계의 수정으로 하지 손상 위험을 낮춘다.
남성은 신경근 훈련의 특정 요소가 서혜부·햄스트링 위험 감소에 유효하다.
뇌진탕은 여성에게 성별 특화 예방 및 복귀(RTS) 프로토콜이 필요할 수 있다.

리햅포먼스의 논문 비평
여성 선수를 받으면 반사적으로 무릎을 본다. 십자인대 위험이 남성의 2~8배라는 숫자는 15년 넘게 상식이었다.
이번에 살펴본 논문은 그 상식을 지우지 않는다. 다만 무릎 옆에 굵은 글씨를 하나 더 놓는다.
골스트레스 손상 3.4배. 신뢰구간 하한이 2.1이다. 무릎 2.7배의 하한이 1.4인 것과 비교하면, 숫자의 크기보다 신호의 견고함이 앞선다.
그런데 이 표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봐야 한다.
180편 중 98편이 tier-3, 고도 훈련과 국가 수준이다. 생활 체육 수준인 tier-1은 5편뿐이다.
리햅포먼스에 오는 사람 중 선수는 tier-2에서 3 사이에 있고, 일반인 회원은 tier-1에 몰려 있다.
근거가 가장 두껍게 쌓인 칸과 우리가 매일 만나는 칸이 어긋나 있다는 뜻이다.
주말에 축구하는 여성 회원에게 국가 수준 코호트에서 나온 3.4배를 그대로 얹을 수는 없다.
뇌진탕 8.46배도 마찬가지다. 신뢰구간이 1.04에서 68.77까지 벌어진다. 방향은 믿되 크기는 인용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이 논문이 가장 견고하게 짚은 자리에 우리 쪽 빈칸이 있다.
골스트레스를 보려면 에너지 가용성을 봐야 하는데, 우리에게 그것을 잡는 문진표는 없다. 식사량이나 월경 주기는 대화 중에 묻는다.
그렇다면 현장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항목을 하나 더 늘리는 것이 답이 되지는 않는다. 매번 비용이 발생하는 수업이라 측정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수 없고, 측정만 하면 컴플레인이 나온다.
리햅포먼스는 원래 측정 항목을 매번 다 돌리지 않는다. 선수의 종목과 현실적인 시간에 따라 상지와 하지 중 중요한 곳을 먼저 잰다.
무엇을 잴지는 고르고, 재기로 한 것은 같은 방식으로 끝까지 잰다.
이번 논문은 그 우선순위 목록에 성별을 한 줄 올리라고 말한다. 여자는 뼈와 정렬, 남자는 뒤쪽과 안쪽. 같은 순서를 두 번 쓰지 않는다.
사람은 결국 매번 보던 것만 보게 된다. 여성 선수의 무릎을 15년 동안 본 눈은 그 옆의 뼈를 보지 못한다.
실험을 통한 증명은 언제나 현장보다 늦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매주 논문을 읽는 이유는, 늦게라도 보지 않던 것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재활에서 퍼포먼스까지 리햅포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