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근력운동의 어떤 적응은 속도와 지구력을 끌어올리지만, 또 다른 적응은 바로 그 능력을 깎아낸다. 관건은 ’얼마나 키우냐’가 아니라 ’둘 사이의 균형’이다. — Sports Medicine (Springer Nature) 2024. 원문

“하체를 키워야 빨라진다”는 대한민국 상식에 금을 낸 논문

요즘 러닝 인구가 폭발한다. 평일 저녁 한강에도, 원주 공원 트랙에도, 치악체육관 트랙에도, 러닝 인구가 줄지어 달린다.
기록을 당기고 싶은 러너들은 결국 헬스장으로 향한다.
“하체를 키워야 빨라진다”는 말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근력운동은 사람을 빠르게 만들고, 부상도 줄인다.
그런데 여기 함정이 하나 숨어 있다.
Sports Medicine 2024년 리뷰가 그 함정을 정면으로 짚었다. 저자들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근육을 키우면 정말 ‘항상’ 빨라지는가?”
그리고 그들이 내놓은 답은
“아니다. 때로는 오히려 느려진다”였다.

논문 한 줄 요약

“근력운동의 어떤 적응은 속도와 지구력을 끌어올리지만, 또 다른 적응은 바로 그 능력을 깎아낸다. 관건은 ’얼마나 키우냐’가 아니라 ’둘 사이의 균형’이다.”
Van Hooren et al., Sports Medicine 2024
이게 논문 전체를 관통하는 프레임이다. 근력운동은 한 손에는 쥐어 주고 다른 손의 것은 가져간다.
지금까지 달리기 근력운동을 말할 때 우리는 ’주는 손’만 봤다.
저자들은 ‘가져가는 손’을 처음으로 정리해 보여준다.
“일부 근비대는 최대 근력 향상에 분명히 이롭다. 하지만 과도한 비대는, 어떤 조건에서는, 스프린트와 지구력을 둘 다 떨어뜨릴 수 있다.”

논문이 찾아낸 4가지 사실
’좋은 근비대’와 ’ 과한 근비대’는 다르다
근원섬유(myofibril, 실제로 힘을 내는 단백질 가닥)가 굵어지는 비대는 최대 근력을 키운다.
여기까진 명백한 이득이다. 문제는 비대가 일정 선을 넘어설 때다.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커지면 몸무게와 팔다리 무게가 따라 늘고, 이게 거꾸로 발목을 잡는다.
무거워진 다리는 매 걸음 ’세금’을 매긴다
스프린트든 마라톤이든 결국 다리를 들었다 놓는 동작의 반복이다.
다리가 무거워지면 그 한 번 한 번이 더 비싸진다.
러닝 이코노미(running economy, 같은 속도를 내는 데 드는 산소·에너지 비용)가 나빠진다는 뜻이다.
거리를 오래 끌고 가야 하는 지구력 러너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근육이 커지면 ’지렛대’의 각도가 바뀐다
저자들은 과도한 비대가 내부 모멘트암(internal moment arm, 근육이 뼈를 당길 때의 지렛대 길이)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지렛대가 달라지면 같은 힘을 써도 효율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변화가 늘 유리한 방향인 것은 아니다.
근섬유 타입과 협응까지 달라진다
근육 구조(깃각·근섬유 길이), 근섬유 타입, 근육 안팎의 협응 능력이 어떻게 훈련했느냐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적응한다.
어떤 처방은 속도를 얻고 지구력을 잃는다.
어떤 처방은 최대 근력을 얻고 속도를 잃는다.
공짜는 없다.

논문이 제시한 6가지 처방 체크리스트

스프린트·파워 종목 선수라면
최대 근력과 폭발력은 명백한 이득이다.
근력운동을 하라.
단, 비대가 스피드를 방해하지 않는 선까지만.
신경 적응 위주(고강도·저반복) + 플라이오메트릭 조합으로.
지구력 러너라면
달리기 근력운동은 러닝 이코노미와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버리지 않아야 한다.
단, 보디빌딩식 고볼륨 비대 루틴은 피한다.
무거운 무게 × 적은 반복 + 폭발력.
다리를 ‘무겁게’ 말고 ‘강하게’ 만든다.
“스프린트·지구력 종목에 대한 근력운동의 이점은, 이 트레이드오프와 실무적 함의를 함께 고려할 때 더 커진다.”
리햅포먼스의 논문 비평
솔직하게 말한다.
취미로 러닝을 즐기는 분들이 주 2~3회 헬스장에 간다고 해서, 다리가 굵어져 속도가 느려지거나 지구력이 떨어질 일은 거의? 절대 없다.
앞선 논문들에서 경고하는 '근비대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는 엘리트 선수의 훈련이나 보디빌딩 수준의 극단적인 비대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평범한 일반 러너에게 달리기를 위한 근력 운동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이득을 가져다준다.
무작정 많이, 무겁게 드는 것이 아니라 '내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보디빌딩 공화국'이라 불리는 지금의 대한민국 피트니스 현장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디어나 SNS 속 보디빌더와 피트니스 모델을 보며, 그들의 루틴만이 유일한 '정답'이자 '맞는 운동'이라고 맹신하게 된다.
보디빌딩식 고립 운동은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데는 훌륭한 정답이다.
하지만 그 방식이 달리기와 같은 스포츠 퍼포먼스나, 역동적인 일상생활의 움직임에까지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앞선 논문에서처럼, 근비대가 스피드에 독이 되는 메커니즘이 어느 지점부터 나타나는지 명확한 임계치(Threshold)나 수치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이론과 기전 수준의 논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오랜 시간 치열하게 고민해 온 결과,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실이 있다.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체감한 바에 따르면, 획일화된 보디빌딩 루틴보다는 회원님의 목표에 맞춘 스포츠 특화 훈련을 적용하는 것이 대회 출전이나 부상 방지에 훨씬 더 강력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유행하는 운동법이나 타인의 루틴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팩트는 존재한다.
리햅포먼스는 단순한 근육의 크기를 넘어, 여러분의 진짜 목표 달성과 온전한 퍼포먼스를 위한 가장 본질적인 길을 안내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다룬 논문
스프린트·지구력 선수를 위한 근력운동 최적화 — 긍정적 적응과 부정적 적응의 균형 맞추기
| 항목 | 내용 |
|---|---|
| 저자 | Van Hooren B, Aagaard P, Blazevich AJ |
| 저널 | Sports Medicine (Springer Nature) |
| 연도 | 2024 |
| Impact Factor | 9.3 |
| 등급 | SCIE · Q1 |
| DOI | 10.1007/s40279-024-02110-4 |
| 원문 (PubMed) | PubMed 초록 → |